호텔 앱을 켜면 늘 같은 갈림길이 나온다. 현금으로 낼까, 포인트를 쓸까.
대부분은 감으로 정한다. “비싼 호텔이니까 포인트 쓰자” 같은 식이다. 그런데 호텔 포인트는 감이 아니라 계산으로 써야 한다. 계산이 어렵지도 않다. 나눗셈 한 번이면 끝난다.
이 글에선 원/포인트로 손익분기를 잡는 법과, 대부분이 놓치는 “BRG를 포기하는 비용”까지 정리한다. 마지막 항목은 내가 실제로 BRG로 34%를 깎아본 뒤에야 보이기 시작한 함정이다.

⚠️ 아래 포인트 가치와 환율은 2026년 7월 기준이며 수시로 바뀐다. 예약 시점에 본인 숫자로 다시 계산하자. 나는 재무 전문가가 아니고, 이 글은 내 실제 예약 경험과 공개된 프로그램 약관을 정리한 것이다.
결론: 이 숫자만 넘으면 포인트를 써라
원/포인트 = (현금 요금 − 세금·수수료) ÷ 필요 포인트
이 값이 아래 기준보다 높으면 포인트, 낮으면 현금이다.
| 프로그램 | 손익분기 | 특징 |
|---|---|---|
| 메리어트 본보이 | 약 11원/P (0.8센트) | 변동제. 매번 계산 필요 |
| 힐튼 아너스 | 약 6원/P (0.4~0.5센트) | 변동제. 포인트 가치 낮음 |
| 아코르 ALL | 약 32원/P (고정) | 계산 자체가 필요 없음 |
환율 1달러 1,400원 / 1유로 1,600원 가정. 메리어트·힐튼 기준값은 여러 기관의 2026년 실거래 데이터 중앙값을 반올림한 것이다.
짠스테이 계산기
포인트로 낼까,
현금으로 낼까
예약 화면의 숫자 두 개만 넣으면 된다.
서드파티에 더 싼 값이 보인다면 그 차이를 % 로 넣자. 포인트로 예약하면 그 할인을 포기하는 것이라, 기준이 그만큼 빡세진다.
아코르는 계산할 필요가 없다
ALL 포인트는 2,000P = 40유로 고정이다. 이비스에서 쓰든 소피텔에서 쓰든 1P는 언제나 약 32원. 기다린다고 가치가 오르지 않으니 생기는 대로 쓰는 게 정답이다.
약 448,000원어치가 놀고 있다는 뜻이다.
위에 숫자를 넣으면 판정이 나온다.
예를 들어 메리어트 호텔이 현금 28만 원(세금 포함) / 포인트 2만P라면, 28만 ÷ 2만 = 14원/P다. 기준 11원보다 높으니 포인트를 쓰는 게 이득이다.
같은 호텔이 현금 18만 원 / 포인트 2만P라면 9원/P다. 기준 미달이니 현금으로 내고 포인트는 아껴야 한다.
아코르는 계산할 필요가 없다 — 대신 쟁이지 마라
아코르만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ALL 포인트는 가치가 고정돼 있다. 2,000포인트 = 40유로, 즉 1포인트 = 0.02유로다. 최소 2,000포인트부터, 2,000포인트 단위로 쓴다.
이비스에서 쓰든 소피텔에서 쓰든 1포인트는 언제나 0.02유로다. 그래서 다른 프로그램처럼 “언제 써야 이득인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대신 정반대의 교훈이 나온다. 쟁여둘 이유가 전혀 없다.
메리어트·힐튼은 비싼 호텔에 몰아 쓰면 가치가 올라가니 모을 이유가 있다. 아코르는 아무리 기다려도 32원 그대로다. 오히려 아코르가 나중에 이 비율을 개악하면 손해만 본다. 아코르 포인트는 생기는 대로 쓰는 게(earn and burn) 정답이다.
우리카드 ALL Infinite를 발급하면 14,000 ALL 포인트가 들어온다. 약 280유로, 45만 원 안팎이다. 연회비 50만 원짜리 카드의 절반 이상을 첫날 회수하는 셈이니, 이건 묵혀두지 말고 다음 여행에 바로 태우면 된다. (등급 이야기는 카드로 호텔 등급 다는 법에서 다뤘다.)
주의점 ①: 포인트를 쓰면 BRG를 포기하게 된다 — 이게 제일 크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핵심이다. 대부분의 포인트 계산 글이 빠뜨리는 부분이다.
최저가 보상(BRG/BPG)은 현금 요금에만 적용된다. 포인트로 예약하면 더 싼 요금을 찾아내도 조정받을 수 없다. 즉 포인트를 쓰는 순간 BRG라는 카드를 스스로 버리는 것이다.
내 도쿄 목시 긴시초 사례로 보자. 4박 현금가가 119,091엔이었는데 BRG로 85,576엔까지 내려갔다. 34% 절감이다. (신청법은 메리어트 BRG 신청 방법 참고.)
만약 이 예약을 포인트로 했다면 어땠을까. 비교 대상이 되는 “현금가”는 119,091엔이 아니라 BRG로 깎을 수 있었던 85,576엔이다. 계산해보면 이렇다.
| 비교 기준 | 현금가 | 포인트가 이겨야 할 값 |
|---|---|---|
| BRG를 모르는 사람 | 119,091엔 | 낮음 (포인트 유리해 보임) |
| BRG를 쓰는 사람 | 85,576엔 | 34% 더 높음 |
즉 BRG가 가능한 예약이라면, 포인트 손익분기 기준을 그만큼 높여 잡아야 한다. 메리어트 11원이 아니라 15원 이상은 나와야 포인트가 이긴다는 뜻이다.
그래서 내 순서는 이렇다.
- 먼저 BRG가 되는 예약인지 본다. 서드파티에 더 싼 값이 보이면 → 무조건 현금 + BRG.
- BRG가 안 될 것 같으면(더 싼 값이 없거나, 취소불가 요금뿐이거나) → 그때 포인트 손익을 계산한다.
포인트는 “BRG로 깎을 수 없는 예약”에 쓰는 게 맞다. 최저가 보상 자체가 처음이라면 호텔 최저가 보상 완벽 가이드부터 보자.
주의점 ②: 포인트 숙박은 포인트를 못 쌓는다
포인트로 결제한 금액에는 적립이 붙지 않는다. 아코르는 약관에 명시돼 있고, 다른 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30만 원짜리 숙박을 현금으로 하면 포인트가 쌓이고 등급 실적도 오른다. 포인트로 하면 둘 다 없다. 이 기회비용이 대략 결제액의 몇 %쯤 되므로, 손익분기 근처에서 애매하다면 현금 쪽으로 기울여야 한다.
주의점 ③: 5박 연속이면 기준이 20% 내려간다
반대 방향의 변수도 있다. 5박 연속 포인트 예약이면 1박이 무료가 된다. 메리어트는 등급 없이 전 회원, 힐튼은 실버 이상이다.

5박 중 1박이 공짜면 포인트 효율이 25% 올라간다. 즉 손익분기가 메리어트 11원 → 약 9원, 힐튼 6원 → 약 5원으로 내려간다. 5박 이상 묵을 계획이라면 포인트 쪽으로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다.
나는 발리 힐튼 우마나에서 포인트 4박을 잡아 5번째 밤을 무료로 받았다. 실제 숫자는 이렇다.
| 항목 | 값 |
|---|---|
| 포인트 (95,000P × 4박, 5번째 밤 무료) | 380,000P |
| 같은 날짜 현금 최저가 (5박 총액) | Rp 53,578,800 ≈ 약 460만 원 |
| 원/포인트 | 약 12.1원/P |
힐튼 손익분기 6원의 정확히 2배다. 5번째 밤 무료가 없었다면 475,000P가 필요했을 테니 9.7원/P였다. 5박을 채운 것만으로 포인트 효율이 25% 올라간 셈이다.
이런 계산을 해보기 전에는 “포인트가 아까운데 그냥 현금으로 낼까” 하고 한참 고민했다. 계산해보니 고민할 일이 아니었다. 자세한 5박 무료 규정은 숙박권·포인트 활용법에 정리해뒀다.
주의점 ④: 세금과 리조트 피
- 포인트 숙박은 대체로 세금이 포함된다. 그래서 현금가와 비교할 땐 반드시 세금 포함 총액으로 비교해야 한다. 세전 가격으로 비교하면 포인트가 부당하게 불리해진다.
- 리조트 피는 별개다. 메리어트를 비롯한 여러 체인은 포인트 숙박에도 리조트 피를 그대로 청구한다. 리조트 피가 붙는 호텔이라면 계산식에서 그만큼 빼야 한다.
원/포인트 = (현금 총액 − 세금 − 리조트 피) ÷ 필요 포인트
정리: 예약 전 5초 체크리스트
- 서드파티에 더 싼 값이 있나? → 있으면 현금 + BRG. 계산 끝.
- 없다면 (현금 총액 − 리조트 피) ÷ 포인트를 계산한다.
- 기준(메리어트 11원 / 힐튼 6원)과 비교한다.
- 5박 이상이면 기준을 20% 낮춘다.
- 아코르라면 계산하지 말고 그냥 쓴다. 어차피 32원 고정이다.
나는 70만 포인트를 어디에 쓸 것인가
나는 지금 메리어트 본보이 708,698포인트를 가지고 있다. 손익분기 11원으로 환산하면 약 780만 원어치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나는 지금까지 이 포인트를 거의 쓰지 않았다. BRG로 현금가를 깎는 데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이 글을 쓰면서 계산해보고 판단이 바뀐 부분이 있어 그대로 공개한다.
① 도심 호텔에 쓰면 손해다. 처음엔 W 오사카 같은 곳을 생각했다. 그런데 도심 비즈니스 호텔은 현금가 자체가 낮아서 포인트 효율이 손익분기 근처에서 논다. 게다가 이런 호텔은 서드파티에 더 싼 값이 잘 뜨니 BRG가 잘 먹히는 곳이다. 즉 도심 호텔은 포인트가 아니라 현금 + BRG로 가는 게 맞다.
② 포인트는 “현금으로는 절대 안 살 방”에 써야 한다. 포인트가 터지는 지점은 현금가는 미쳤는데 포인트가는 그만큼 안 오르는 초고가 리조트다. 대표적으로 우붓의 **만다파(리츠칼튼 리저브)**는 1박 현금가가 200~300만 원대인데 포인트로는 12만P 안팎이다. 5박이면 4박치 48만P로 끝난다. 대략 계산하면 30원/P를 넘는다. 손익분기의 3배다.
③ 그래서 내 결론은 이렇다.
| 상황 | 결제 방식 |
|---|---|
| 도쿄·오사카 도심 호텔 | 현금 + BRG |
| 초고가 리조트 5박 | 포인트 (5번째 밤 무료) |
| 아코르 이비스·머큐어 | ALL 포인트 즉시 소진 (32원 고정, 모아도 안 오름) |


솔직하게 덧붙이면, 만다파는 아직 안 가봤다. 위 숫자는 공개된 요금 기준의 계산이고, 실제 예약 시점의 포인트가는 다를 수 있다. 다녀오면 실제 숫자로 다시 쓰겠다.
자주 묻는 질문
Q. 포인트는 모아두면 가치가 오르나?
아니다. 대체로 내려간다. 메리어트·힐튼은 변동제라 시간이 갈수록 같은 방에 더 많은 포인트가 필요해지는 경향이 있다. 아코르는 고정이라 오를 일이 아예 없다. 쟁이지 말고 좋은 기회에 쓰는 게 낫다.
Q. 포인트로 예약하고 나중에 BRG를 신청하면 안 되나?
안 된다. 최저가 보상은 현금 요금 기준으로 비교·조정하는 제도라, 포인트 예약은 대상이 아니다. 둘 중 하나만 고를 수 있다.
Q. 힐튼 포인트가 제일 가치가 낮은데 왜 모으나?
적립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포인트당 가치는 낮아도 훨씬 많이 쌓인다. 포인트 가치는 “1포인트당 얼마”가 아니라 **”내가 실제로 얼마나 쌓는가 × 얼마에 쓰는가”**로 봐야 한다.
Q. 아코르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바꾸는 건?
손해다. 보통 2:1 비율이라 32원짜리 포인트가 절반 가치로 줄어든다. 호텔에 쓰는 게 거의 언제나 낫다.
호텔 짠테크는 결국 순서 싸움이다. 카드로 등급을 달고 → BRG로 현금가를 깎고 → BRG가 안 되는 예약에만 포인트를 태운다. 이 순서를 지키면 같은 여행의 숙박비가 눈에 띄게 내려간다.